홍대입구역 9번 출구. 그 이름만 들어도 괜히 설레는 사람이 아직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언젠가부터 조금 부담스러워진 것도 사실이다. 20대엔 두근거림이었고, 30대엔 묘한 그리움. 같은 골목인데 느낌이 달라졌다. 그래도 먹는 것만큼은 다르다. 음식엔 시제가 없다. 과거의 맛도 현재의 맛도 아닌, 그냥 지금 이 순간의 맛.
날이 좋던 날 찾아간 곱창집, 황곱식당은 그런 순간을 보내기에 딱 맞는 곳이었다.


홍대 어울마당로를 걷다 보면 1층에 자리한 황곱이 눈에 들어온다. 간판보다 입구에 서 있는 사람들이 먼저 보이는 집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2층까지 공간이 트여 있어서, 겉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넓다. 덕분에 웨이팅이 길지 않다는 것도 그날 처음 알았다.


테이블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마다의 속도로 먹고 마시는 사람들로 꽉 찬 공간. 곱창을 먹으러 온 사람들만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활기 같은 게 있다. 기분 좋은 소란이었다.


기본 반찬과 소스도 필요한 것만, 군더더기 없이 나왔다. 마지막 치즈 볶음밥은 함께 간 사람과 나눠 먹기 딱 좋은 양이었다. 배가 터질 것 같아도 어떻게든 마무리하게 되는 그런 볶음밥.

기본상에 국물이 나온다. 얼큰하고 시원한, 곱창과 꽤 잘 어울리는 국물이었다. 날이 쌀쌀했던 저녁이라 첫 한 입에 그냥 좋았다. 곱창 몇 점 구워 먹고 국물 한 숟가락 — 그 패턴이 반복되면서 밥이 자꾸 줄었다.


주문은 황소 모듬구이와 치즈 볶음밥으로 했다. 불판 위에 올라온 곱창이 빠르게 익어가고, 소스에 한 점 찍어 입에 넣으면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동시에 왔다. 잘 구워진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조금 부지런히 먹어야 했다. 그 분주함이 또 재미였다.
황곱 기본 정보
주소: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149 1층
영업시간: 월~목 17:00–23:00 / 금·토 15:00–24:00 / 일 15:00–23:00
홍대에서 곱창이 당길 때 망설임 없이 갈 수 있는 집이 생겼다. 분위기도, 맛도, 기다림도 — 어느 쪽도 불만 없이 돌아왔다. 다녀오셨다면 어떠셨나요, 댓글로 이야기 나눠요.
